리얼 버라이어티를 표방하는 SBS '패밀리가 떴다'의 대본이 공개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공개된 대본을 보니 정말 생각보다 훨씬 디테일한 설정과 대사가 적혀있어 좀 놀라웠다.
그렇지만 어떤 프로그램이든 대본이 있다는 것은 당연한 일인데, 패떴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은 왜 이렇게 따가운 것일까?
아무리 '리얼 버라이어티'라도 정말 '리얼'하기만 하다면 그 프로그램이 인기를 얻을 수 있을까?

예를 들어 인기 프로그램인 MBC '우리 결혼했어요'를 생각해보자.
전에 KBS 개콘 '독한 것들'이란 코너에서 했던 말이기도 한데 얼마나 공감이 됐는지 모른다.
"나는 환상 속에 사는 여중생들 환상을 다 깨주겠어. 너네 우리 결혼했어요 보면서 결혼하고 싶다고 생각하지?
결혼은 너네 엄마,아빠가 하고 있는게 결혼이야!"
"독해~~~~~"
현실 속의 결혼은 TV 속의 연예인 가상 부부들처럼 달콤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우리는 일요일 저녁 7시에 정말 '리얼한' 부부들의 결혼 이야기를 보고 싶지는 않다.
얼마 전 종영한 '그들이 사는 세상'이란 드라마 역시 부진한 시청률을 보인 주요 이유로 '너무 현실적이어서'라고 하니... 시청자들이 원하는 것은 단지 '리얼할 뿐'인 프로그램은 아닐 것이란 얘기다.

리얼 버라이어티는 사람들에게 이중으로 '만들어진' '환상'을 심어주어야 한다.
이것이 정말 '리얼'이라는 환상,
만들어졌지만 만들어지지 않은 '리얼'이라는 환상 말이다.

시청자들은 패떴의 출연자들이 끈끈한 유대감을 바탕으로 정말 '패밀리'가 되었다는 느낌으로 프로그램을 본다.
유재석과 대성이가 덤앤더머라는 컨셉, 김수로와 이천희가 김계모와 천데렐라가 되는 컨셉 등 출연자들이 자신만의 컨셉과 캐릭터를 만들어감에 따라 TV 속과 현실의 그를 구분하지 못하게 된다.
물론 이런 캐릭터가 자리잡아가면 연예인 입장에서는 캐릭터에 맞는 TV CF를 찍게되니 서로 win-win 하는 시스템이 바로 리얼 버라이어티가 아닌가 생각한다.

시청자들도 어느 정도는 이게 설정이라는 것은 알고는 있다. 다만, 그 안에서도 이것이 가공되어진 리얼이 아니기를 바라는 시청자 스스로의 환상을 방송이 충실히 지켜주고 있다는 것이다.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들은 또 하나의 드라마일 뿐이다.
'우리 결혼했어요'야 말로 훌륭한 트렌디 멜로 드라마가 아닌가.
드라마든 리얼 버라이어티든 너무 현실적이면 흥미가 생기지 않는다.
그러니 디테일한 대본이 있다고, '리얼'은 어디간 거냐고 너무 흥분하지 말기를 바란다.

다만... '패떴'의 애청자 중 한 명이었던 나 역시도 앞으로 '패떴'을 정신줄 놓고 재미있게 볼 수 있을지는 약간 의문이다. 저거 다 설정이겠지~~ 하고 보면 하나도 재미없을 것 같아 슬프다.

예전에 인기 있었던 '쿵쿵따' 같은 경우에도 굉장히 재밌게 보고있었는데..
어디서 듣기로 2-3번 정도 돌때까지는 앞에서 작가들이 단어를 들고 있어서 보고 한다는 말을 들었다.
'당연히 그렇겠지~' 하면서 듣고 말았는데, 방송을 보니 정말 MC들이 2, 3번 정도는 쉽게 돌고나서 그게 끝나자마자 바로 단어 말문이 막히는 걸 보니 너무 재미가 없어졌던 경험이 생각난다.

너무 많이 알면 원래 재미가 없다.
리얼 버라이어티 보는 이유는 그냥 재미있을려고~ 보는거 아닌가.
패떴에 대본이 있다고 이건 말도 안된다,는건 아니지만 이게 나의 환상을 다치지 않도록 공개는 안됐음 좋았을텐데 하는 생각이 든다.
현실은 9시 뉴스에서 보는 것으로 족해! 재미 없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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