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그리고 도서관

주말마다 모임을 갖고 있는 '네모의 꿈'에서 요즘 어린이 그림책 도서관을 만들고 있다.

예전에 네모의 꿈 팀블로그에도 쓴 적이 있었지만, 나는 어릴 때부터 책을 읽는 걸 좋아했었다.
언제부터 좋아했었나 생각해보니 초등학교 4학년 때 담임선생님이 교실 한 켠에 마련해 주신 '작은 도서관' 때문이었단 걸 알았다.
선생님이 부모님들께 가정통신문을 보내서 천원이든 만원이든 보내주시면 아이들을 위한 책을 구입해서 서로 돌려볼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는데, 그 돈을 모아서 재밌는 책들로 가득한 도서관을 만드신 거다. 그 때 학교에 도서관이 있긴 했지만, 낡고 재미없는 책들만 있어서 별로 이용하는 아이들이 없었다. 그 책을 일년동안 돌려보면서 아이들끼리 책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고, 또 독후감도 쓰면서 책에 관한 많은 추억들을 만들었다.

그래서 나는 도서관이라는 것이 굳이 공간에 얽매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관'이라는 말이 대학교 도서관처럼 웅장한 건물에 책이 가득들어 있고 숨막히듯 조용한 공간을 떠올리곤 하는데, 사실 책 읽는 일이 개인적인 일이긴 하지만, 그 책을 통해 얻은 것들을 서로 이야기하고 공유하기 위해선 좀 더 오픈된 개념으로 생각해야 할 것이다.

우리가 신기학교에 만들고 있는 그림책 도서관은 교실 하나를 수리해서 도서관으로 꾸미고 있긴 하지만 이런 공간적인 개념에만 갇혀있진 않기를 바란다. 아이들이 뛰고 구르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도서관이 되어 어릴 때부터 책을 가까이 하고 책을 재미있어 할 수 있는 작은 계기가 될 수 있길 바란다.

이번 주말동안 충북에 있는 신기학교에 가서 교실 수리 작업을 했다. 칠판을 떼고 사물함을 치우고 벽면과 천정 작업까지 마쳤다. 조만간 마감재로 깨끗하게 천정, 벽면, 바닥 작업을 하고나면 어느 정도 틀을 잡게 된다. 이 곳에 빨리 그림책과 아이들이 가득할 수 있기를 기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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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재되어 있던 노가다의 힘. 훗.
그러나 예전에 비해 근력 부족을 실감. 운동을 하던가 보약을 먹던가 술을 끊던가 하자.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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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s://lekboss.tistory.com BlogIcon thebigboss 2008.08.21 04:23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식구들 열나게 일할때...

    열나게 사진만 찍으셨으니 얼마나... 힘들었겠사와요... ㅡ/ㅡ

    • Favicon of https://allycho.tistory.com BlogIcon 2008.08.21 15:02 신고 수정/삭제

      오빠보단 내가 일 더 많이 했어요... 농땡이 이씨..

NO KID_아이를 낳지 말아야 하는 40가지 이유 I 코린느 마이어

정신분석학에 따르면 누군가의 행복을 바라는 것보다 허무한 건 없다고 한다.
자신의 행복을 추구하는 게 아니라, 상대방에게 대신 기대를 걸어 행복감을 느끼기 때문이란다.
사실 상대방에게 기대를 걸고 잘해주면서 행복을 느끼게 되면, 언젠가 상대방은 그 은혜를 갚아야 하는 의무가 생기게 된다.
결국 다른 사람의 행복을 필사적으로 원하는 건 허무한 일이다.

P.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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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네모의 꿈에 참석했더니, 반갑다고 기훈이가 장미꽃 한 송일 내민다.
역시, 너무 좋은 사람들.

오늘 읽은 책은, 아이와 육아, 여자와 가사노동이 주된 내용이었지만, 토론을 하는 우리들이 모두 싱글인지라 초점은 결국 결혼, 이상형, 앞으로 살고 싶은 삶 등으로 맞춰졌다.

앞으로 어떤 사람을 만나, 어떤 삶을 살고, 어떤 결혼 생활을 하고 싶냐고 나에게 묻는 아이들에게 나는,
"재미있게 살고싶다"고 대답했다.
나는 어떻게든, 어디서든, 있는 힘을 다해 재.미.있.게. 살고 말테다.

그 삶에 아이는 있을까, 없을까.
코린느 마이어가 말하는 40가지 이유 외에도 한국에서라면, 이라며 60가지 정도의 이유를 덧붙여 100가지쯤 댈 수도 있을텐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를 낳아야 하는 이유가 단 한 가지라 할지라도, 그 100가지 이유를 넘어서는 하나의 이유가 될 수도 있을거란 생각이 든다.
다만 결혼하면 으레 묻는 "아직 아이는 없고?"란 질문은 삼가자.
지난 금요일에 또또 무의식적으로 물어보는 내 자신을 보고 깜짝 놀랐다. 제발 그 오지랖 좀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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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론-행복한 인생을 위하여 I 쇼펜하우어

요즘 행복에 관한 에세이집들이 많이 나와있다. 책 제목만 봐도 대략 내용을 짐작할 수 있는 그것들의 주요한 테마는 긍정적으로 살기, 타인을 이해하기,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뭐 그런 것들이다. 쇼펜하우어가 말하는 행복한 인생론은 조금 다르다. 자기 자신의 높은 인격과 참된 행복을 위해 타인과 어울리거나 너무 믿지 말고 자신만의 고독속에서 살라고 말한다. 이렇게 이기적일 수가! 라고 말할 정도로 속물스러워보여 인상 찌푸리다가도, 어쩌면 그것이 진리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 조금은 다른, 그만의 시각이 좋다. 그렇지만, 의지가 약할 때 읽으면 조금 힘들어질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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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복은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행복을 자신 속에서 발견해내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며,
다른 곳에서 발견해내기란 불가능한 일이다 - 샹포르

#. 인간의 행복한 모습, 아니 인간의 모든 생활방식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인간 자신 속에 존재하는 것,
인간 자신 속에서 일어나는 것이라는 사실이 명백하게 드러나는 것이다.
바로 여기에 마음의 유쾌함과 불쾌함이 직접적으로 깃들어 있다.
왜냐하면 마음의 유쾌함과 불쾌함은 어쨌든 인간이 느끼고, 욕망하고, 생각하는 작용들의 결과이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서 외부에 있는 모든 것들은 누가 뭐래도 간접적으로 마음의 유쾌함이나 불쾌함에 영향을 미치는 것들에 지나지 않는다.

#. 인간은 각자 피부를 두르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의식 속에 갇혀서 직접적으로는 자신의 의식 속에서만 살아가고 있는 것에 불과한 것이다. 따라서 인간은 외부로부터 구원의 손길을 내민다 하더라도 그다지 커다란 구원을 얻지 못하는 법이다.

#. 가련한 희극 배우이다. 고뇌와 괴로움을 가진 희극배우이다. 인생 역시 이와 같다. 지위나 부의 차별이 각자에게 서로 다른 역할을 연기하도록 하고 있기는 하지만 결코 이 역할에 비례해서 행복이나 즐거움의 내면적인 차이가 발생하는 것이 아니며, 이러한 경우에도 한 껍질 벗기고 나면 모두가 똑같이 가엾이 여겨야 할 어리석은 자인 것이다. 괴로움고뇌를 가진 어리석은 자이다.

#. 사람의 내면의 모습과 사람이 갖추고 있는 것, 즉 인격과 인격의 가치가 사람의 행복과 안녕의 유일하고도 직접적인 요인이다. 그 이외의 것들은 모두 간접적인 것이다.

#. 온갖 재산중에서 가장 직접적으로 우리들을 행복하게 해주는 것은 마음의 명랑함이다. 왜냐하면 이 장점은 다른 그 무엇을 기다릴 것까지도 없이 이 장점 자체에 의해서 보상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명랑한 사람에게는 언제나 명랑하게 지낼 수 있는 원인이 있다. 그 원인이란, 다름 아닌 그가 명랑하다는 사실이다.

#. 언제 어디서나, 믿을 수 있는 것은 너 하나이다.
네 행복은 네가 쌓은 것이다, 네가 발견하는 것이다. - 올리버 골드스미스

#.우리들의 행복은 그 대부분이 마음의 안정과 만족에 바탕을 두고 있기 때문에 이 행복에 기여하는 길로는 이 명예욕이라는 동기를 이성적으로 봐서 타당하다고 수긍할 수 있을 정도로까지 억제하여 끌어내리는 일, 즉 끊임없이 혹독하게 책망하는 가시를 우리들의 몸에서 뽑아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 허영심과 자긍심의 구별은, 자긍심은 어떠한 점에서 자신이 압도적인 가치를 가진 것에 대해서 이미 부동의 것이 되었다는 확신임에 반해서 허영심은 이러한 확신을 타인의 마음속에 불러일으키려고 하는 소망이며, 대부분의 경우 타인의 마음속에 확신을 불러일으키면 그 결과 자기 스스로도 타인의 확신을 자신의 확신으로 삼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은밀한 기대가 수반된다는 점에 바탕을 두고 있는 것이다.

#. 현재야말로 현실적으로 충실한 시간이며 우리들의 현실생활은 오직 현재 속에만 존재한다. 그렇기 때문에 언제나 명랑하게 현재를 받아들여야 한다...과거에 품었던 희망에 대한 좌절이나 미래에 대한 우려 때문에 씁쓸한 표정으로 이 한때를 숨막히게 생각해서는 안된다.

#. 즐거울 때는 그것을 깨닫지 못한 채로 보내다가 좋지 않은 때가 찾아와서야 비로소 옛날로 되돌아갈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마음 편하고 명랑할 때는 얼마든지 있었지만 제대로 맛보지도 즐거움을 얻지도 못한 채 불쾌한 얼굴로 지내버리다가 나중에 괴로운 때가 찾아왔을 때 그것을 동경하며 덧없이 긴 탄식만을 내뱉을 뿐이다.

#. 자기 자신의 본연의 모습대로 살아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 것은 홀로 있을 때뿐이다. 따라서 고독을 사랑하지 않는 자는 자류를 사랑하지 않는 자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인간은 홀로 있을 때만이 자유롭기 때문이다.

#. 원래 인간은 누구나 가장 완전하게 융화할 수 있는 것은 자기 자신을 상대할 때일 뿐이다. 친구와도, 연인과도 완전히 융화할 수는 없다. 개성이나 기분의 차이 때문에 반드시 다소나마 부조화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마음의 근본적인 참된 평화와 기분의 완전한 평정, 즉 건강 다음으로 가장 중요한 이 지상의 재산은 고독 속에서만 추구할 수 있으며 철저한 은둔을 통해서만 지속적인 마음으로 가지고 있을 수가 있다.

#. 좋든 싫든, 사건, 행복, 불행에 관해서는 모든 점에 있어서 상상력에 제한을 가하는 것이 좋다. 따라서 무엇보다도 먼저 공중누각을 쌓아올리지 않는 것이 좋다. 공중누각은 쌓아올림과 동시에 한숨과 함께 허물어버리지 않으면 안될 성질의 것으로 희생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 아침은 일반적으로 정신적인 일을 하기에도, 육체적인 일을 하기에도 그 어떤 일을 하기에도 적합한 시간이다. 하루 중 아침은 청춘시대에 해당하며 모든 것이 명랑하고 상쾌하며 경쾌하다. 의욕에 넘치는 기분으로 모든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할 수 있다. 늦잠으로 아침시간을 단축시키거나 바람직하지 못한 일이나 잡담으로 낭비하지 말고, 아침은 인생의 정수라는 사실을 명심하고 이것을 신성시해야 할 것이다. 이에 반해서 밤은 하루 중의 만년에 해당한다. 밤이 되면 무기력하고 말이 많아지며 경솔해진다. 하루 하루가 조그만 일생인 것이다. 나날의 기상이 조그만 출생, 매일 아침의 상쾌한 시간이 조그만 청춘, 매일 저녁 침상에 누워 잠드는 것이 조그만 죽음인 것이다.

#. 추억은 암실 속의 볼록렌즈와도 같은 역할을 한다. 추억은 모든 것을 압축하고, 그 압축으로 인해서 실제보다 훨씬 더 아름다운 상을 만들어낸다.

#. 누구나 사물을 자신 이상으로 볼 수는 없다. 이것은, 누구나 타인을 봐도 동시에 자기 자신의 모습이고 한 모습밖에는 볼 수 없다는 의미이다. 자기 자신의 지식의 힘에 따라서 타인을 파악하고 이해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 사랑은 언제나 이기적이다. 타인의 정신,심정에 대해서 어려운 주문을 하지 않는다면 대부분은 사랑받게 될 것이다...이와 반대로 사람들의 존경심은 사랑과는 사정이 반대이다. 타인의 존경을 얻는다는 것은 타인의 의지에 반해서 가부를 묻지 않고 자신을 존경하도록 하는 것이다...사랑은 주관적, 존경은 객관적이기 때문이다. 어느 쪽이 우리들에게 도움이 되는가 하면, 그것은 말할 필요도 없이 사랑이다.

#. 이제 막 알게된 사람을 매우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대부분의 경우에 실망을 하게 되어 자신이 생각하기에도 부끄러운 일을 당하거나 심지어는 손해를 보게 되기도 할 것이다.

#. 본성은 갈퀴로 베어내도 다시 돌아오는 법이다.

#. 사람은 자기 몸의 무게를 업고 있으면서도 타인의 몸을 움직이려고 할 때와는 달리 그것을 느끼지 못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사람은 자신의 결점이나 악덕은 깨닫지 못하고 타인의 결점이나 악덕만을 깨닫는다.

#. 적에게 알리고 싶지 않은 일은 우리 편에게도 말하지 말라. 자신의 비밀을 말하지 않는다면 비밀은 자신의 포로이다. 비밀을 말하면 내가 비밀의 포로가 된다.

#. 속임수에 의해서 빼앗긴 돈만큼 유리하게 사용한 돈도 없다. 그 돈으로 무엇보다도 지혜를 산 것이기 때문이다.

#. 사랑하지 않으면 미워하지도 않는다.

#. 자신의 생애를 되돌아보고 그 '미궁과도 같이 복잡한 경로'를 건너다보면 반드시 수많은 행운을 놓쳤으며, 수많은 불행을 스스로 불러들였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그럴 경우 자칫하면 너무나도 성급하게 자신을 책망하기 쉽다. 우리들의 생애는 결코 그저 우리들이 스스로 만든 것이 아니라 두 가지 요인, 즉 수많은 일과 우리 자신의 수많은 결의의 산물이며 이 두 가지가 끊임없이 교차하면서 서로에게 변화를 주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서 이 두 가지의 모든 면에 대해서 우리들의 시야는 언제나 너무 좁다. 즉, 우리들은 자신의 결의를 훨씬 전부터 예언할 수도 없으며, 일어날 일을 예견할 수는 더더욱 없는 것이다.

#. 인생은 장기와 같은 것이다. 우리들은 전반적인 구상을 한다. 하지만 이 구상은, 장기에서는 상대방이, 인생에서는 운명이 어떤 식으로 수를 쓸 것인가에 따라서 제약을 받게 된다. 그러므로 대부분의 경우 구상에는 대대적인 수정이 가해지므로 막상 실현과정이 되면 구상은 아주 미미한 특징을 가지고 있을 뿐인 것이 된다.

#. 시간의 작용과 사물의 덧없음을 언제나 잊지 말고, 현재의 일을 보고는 곧 그 반대를 상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즉, 행복에 있어서는 불행을, 우정에 있어서는 적의를, 맑은 날에는 흐린 날을, 사랑에 있어서는 미움을, 신뢰를 하고 속마음을 털어놓을 때는 배신을 당해 후회하는 장면을 각각 선명하게 그려보고, 또한 그 반대의 경우에도 각각 반대의 경우를 떠올려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 인생은 틀림없이 그 자체가 투쟁이다. 우리들의 한 걸음 한 걸음에 공격이 가해진다.

#. 우리들의 생애에서 중요하고 중대한 일이나 인물이 등장할 때는 틀림없이 요란하게 등장할 것이라고 젊은 시절에는 생각하지만, 노년이 되어 회고를 해보면 그러한 일이나 인물은 모두 가만히 뒷문을 통해서 거의 느끼지도 못할 정도로 살짝 들어왔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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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 차이를 횡단하는 즐거운 모험 I 강신주

#. 혜시가 장자에게 말했다. "자네의 말은 쓸모가 없네" 그러자 장자가 이야기했다 "쓸모없음(無用)을 알아야만 함께 '쓸모있음'(用)'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법이네. 땅은 정말로 넓고 큰 것이네. 그렇지만 지금 당장 사람이 쓸모를 느끼는 것은 단지 자신의 발이 닿고 있는 부분뿐이라네. 그렇다면 발이 닿는 부분만을 남겨두고 그 주변을 황천, 저 깊은 곳까지 파서 없앤다면, 그래도 이 발이 닿고 있는 부분이 쓸모가 있겠는가?" - 장자, <외물>

#. 동일한 규칙을 공유한 사람들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대화와 토론이란 진정한 의미에서의 대화토론일 수 없을 것이다. 그들의 대화와 토론이 아무리 진지하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단지 공동체의 규칙을 집단적으로 재확인하는 차원에 머물 수밖에 없는 것도 이 때문이다.

#. 중재가 가능한 논쟁은 진정한 논쟁이 아니며, 진정한 논쟁은 중재가 불가능한 것이라는 역설.

#. 서로 화해될 수 없는 두 가지 원리 - 비트겐슈타인

#. 타자와의 관계는 공동체와의 전원적이고 조화로운 관계가 아니며, 우리가 타자의 입장에서 봄으로써 우리 자신이 그와 유사하다고 인식하도록 만드는 공감도 전혀 아니다. 타자와의 관계는 우리에 대해 외재적인 것이다. 타자와의 관계는 하나의 신비와의 관계이다. 그것이 바로 그의 외재성이며 혹은 그의 타자성이다. - 레비나스, <시간과 타자>

#. 마음으로 하여금 타자를 자신의 수레로 삼아 그것과 노닐 수 있도록 하고, '멈추려 해도 멈출 수 없는 것'(不得已)'에 의존해 중(中)을 기르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이다. -장자, <인간세>

#. 너는 들어보지 못했느냐? 옛날 바닷새가 노나라 서울 밖에 날아와 앉았다. 노나라 임금은 이 새를 친히 종묘 안으로 데리고 와 술을 권하고, 아름다운 궁궐의 음악을 연주해 주고, 소와 돼지, 양을 잡아 대접하였다. 그러나 새는 어리둥절해 하고 슬퍼하기만 할 뿐, 고기 한 점 먹지 않고 술도 한 잔 마시지 않은 채 사흘 만에 결국 죽어 버리고 말았다. 이것은 사람을 기르는 방법으로 새를 기른 것이지, 새를 기르는 방법으로 새를 기르지 않은 것이다. - 장자, <지락>

#. ..."나는 옛 삶(故)에서 시작하였고 지금의 삶(性)에서 자라났으며 '운명'(命)에서 완성하였습니다. 물이 소용돌이쳐서 빨아들이면 저도 같이 들어가고, 물이 나를 물속에서 밀어내면 저도 같이 그 물길을 따라 나옵니다. 물의 도를 따라서 그것을 사사롭게 여기지 않습니다. 이것이 제가 물을 건너는 방법입니다.
"제가 육지에서 태어나서 육지에서 편안해진 것이 옛 삶이고, 제가 현재 물에서 자라서 물에 편안해진 것이 지금의 삶이며, 내가 어떻게 그럴 수 있었는지 모르지만 그렇게 된 것이 바로 운명입니다." - 장자, <달생>

#. 꿈 속에서 잔치를 연 사람이 새벽에 울부짖으며 눈물을 흘리고, 꿈 속에서 울부짖으며 눈물을 흘리던 사람이 새벽에 (즐겁게) 사냥을 하러 나간다. 꿈을 꿀 때 우리는 자신이 꿈꾸고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하고, 꿈꾸고 있으면서 꿈속에서 꾼 어떤 꿈을 해석하기도 한다. 우리는 깨어나서야 자신이 꿈을 꾸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단지 완전히 깨어날 때에만, 우리는 이것이 완전한 이었음을 알게 될 것이다. - 장자, <제물론>

#. '저것'(彼)과 이것(是)이 자신의 짝을 잃은 상태를 '도의 지도리'(道樞)라고 부른다. 도의 지도리는 '원의 중심'(環中)을 얻어서 무한하게 타자와 감응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옳음(是)도 하나의 무한한 소통으로 정립되고, 그림(非)도 하나의 무한한 소통으로 정립된다. - 장자, <제물론>

#. 아이는 순진무구함이며 망각이고, 새로운 출발, 놀이, 스스로 도는 수레바퀴, 최초의 움직임이며, 성스러운 긍정이 아니던가. 그렇다! 창조라는 유희를 위해선, 형제들이여, 성스러운 긍정이 필요하다. 이제 정신은 자신의 의지를 원하고, 세계를 상실했던 자는 이제 자신의 세계를 되찾는다. - 니체,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 만물들과 관계할 때 송건은 '선입견으로부터 결별하는 것'(別宥)을 시작점으로 삼았고, 마음의 포용함을 말했으며, 이것을 "마음의 작용"이라고 불렀다. 그는 서로 친숙하고 다같이 기뻐함으로써 온세상을 조화시키려 하였으며, 인간의 본질적인 욕망들'을 설정해서 가장 중요한 것으로 여겼다 - 장자, <천하>

#. 우리는 마찰이 없는 미끄러운 얼음판으로 잘못 들어섰던 것이다. 어떤 의미에서 그 조건은 이상적인 것이었지만 그로 말미암아 우리는 걸을 수 없게 된 것이다. 그러므로 마찰이 필요하다. 거친 땅으로 되돌아가자! - 비트겐슈타인, <철학적 탐구>

#. '부득이한 일에만 깃들어라'라는 것은 타자성에 몸을 맡기라는 말이다. 여기서 부득이라는 개념이 매우 중요하다. 이것은 글자 그대로 내가 멈출(已) 수 없는 것" 즉, 내가 어떤 노력을 해도 바꿀 수 없는 타자성을 상징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 환공이 회당의 높은 곳에서 책을 읽고 있었고, 윤편은 회장 낮은 곳에서 수레를 깎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나무망치와 끌을 밀쳐 두고 올라와서 환공에게 물었다. "공께서는 지금 무슨 말들을 읽고 계십니까?" 환공이 "성인의 말이다"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윤편이 "그 성인은 살아 있습니까?" 라고 묻자 환공은 "그는 죽었다"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윤편은 말했다. "그렇다면 공께서 지금 읽고 있는 것은 옛 사람들의 찌꺼기가 아닙니까?" 그러자 환공이 말했다. "수레바퀴나 깎는 장인인 주제에 네가 지금 내가 읽고 있는 것을 논의하려고 하는가! 만일 네가 자신의 행위를 변명할 수 있다면 괜찮겠지만, 만일 그렇지 못하다면 너는 죽음을 면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자 윤편은 말했다. "저는 그것을 제 자신의 일에 근거해서 본 것입니다. 수레바퀴를 깎을 때 엉성하게 작업하면 헐렁해져 견고하게 되지 않고, 꼭 끼게 깎으면 빠듯해서 서로 들어맞지 않습니다. 엉성하지도 않고 꼭 끼지도 않게 작업하려면 저는 그것을 손으로 느끼고 마음으로 대응해야만 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입으로 설명할 수 없는 것입니다. 여기에 제가 저의 아들에게 전달할 수 없고 저의 아들도 또한 저에게서 배울 수 없는 기술이 있습니다. 이것이 나이 70이 되도록 제가 직접 바퀴를 깎고 있는 이야입니다. 옛 사람은 자신이 전할 수 없는 것과 함께 이미 죽었습니다. 그렇다면 공께서는 지금 옛 사람들의 찌꺼기를 읽고 있는 것이 아닙니까?" - 장자, <천도>

우리는 네모난 꿈을 꿉니다

2008.05.04 - 05.05

충청북도 괴산군에 위치한 신기학교네모의 꿈 식구들과 함께 다녀왔다. 1박 2일 "농활" 같았던, 첫 자원봉사. 사실 봉사라기 보다는 놀다온 기분이었지만, 내 삶에 어떤 미묘한 변화가 일어났음을 느낀다.

신기학교는 어린이문화사과라는 단체가 폐교가 된 옛 신기초등학교를 빌려 <자립과 연대의 삶, 삶의 교육>을 배우는 일종의 대안학교이다. 아이들이 상주하는 것은 아니고, 매달 둘째주 금요일-일요일 동안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짧은 학교가 열리고, 여름과 겨울에 일주일 가량 함께 머무는 계절학교, 그리고 지역연대를 통해 괴산 지역 다문화가정 아이들이 참여하는 지역통합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과 이웃 어르신과 귀농인들에게 배우는 가까운 학교 등을 마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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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신기학교에서 어린이날을 맞아 참여했던 괴산군 어린이날 큰잔치 일손도 돕고, 신기학교 곳곳에서 필요한 일들을 거들었다. 주희언니가 편한 마음가짐으로 놀러가자고 했던 것과 달리, 신기학교에는 참 많은 노동이 필요했다... 잠옷으로 쓰려고 가져갔던 츄리닝을 꺼내입고, 밀짚모자를 쓰고, 마지막으로 고무신 대신 털신을 신은 채로 신기학교 곳곳을 누비며 오랜만에 괴력을 발휘했다. 고등학교 졸업한 이후로 이렇게 힘 많이 쓴거 첨이다;;
力力力...

신기학교 쌤들 말로는 신기학교 오픈한 이후로 일을 이렇게 많이 한게 첨이란다. 그게 왜 하필이면 오늘일까..하는 생각을 백만번 곱씹었으나.. 1시간 정도 땀흘리며 일하고 나니까 무념무상이 되더라. 핸드폰도 던져두고, 땀흘리고 흙먼지가 날려와도 신경이 쓰이지 않으니까 복잡했던 마음도 단순해지고 참 좋았다. 한참 일하고 있을때 온 수박이랑 막걸리는 왜 이렇게 달고 맛있는건지. 농촌이 체질인갑다. 내가 집에서 이렇게 일을 하면 울언니가 날 얼마나 예뻐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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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주전에 아이들이 만들었다는 짚으로 만든 집이다. 선사시대에 살던 집을 만들라고 주제를 주고, 아이들이 직접 산으로 들로 다니면서 짚이랑 나무를 모아다가 만들었다고 한다. 얼마나 튼튼하게 지었는지 해체하느라 힘들었다;;; 저 안에 들어간 문범오빠 + 기훈이, 시켜놓고나니 쫌 챙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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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학교에 살고있는 아이들. 아침에 눈떴을 때 염소 우는 소리부터 들었다;;

목화를 심으실거라는 밭에 가서 짚단을 뿌리고(이렇게하면 잡초가 안생긴단다), 선사시대 집들 해체하고, 행사에 쓸 박스 정리하고, 아기염소랑 놀다보니 또 저녁시간이란다. 불과 4시간만인데 배고파서 완전 맛있게 다 먹었다. 모두다 자연으로 만든 음식들. 20명이 넘는 사람들이 둘러앉아 복작거리며, 막걸리를 반주로 마시며 도란거리는 식사가 참 맛있더라. 특히 막걸리가 쌀이 아니고 밀막걸리라는데...자꾸 땡겨서 스스로 다독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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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소랑 놀다가 바닥에 주저앉아서 토끼풀을 훑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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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잎클로버를 찾았다.
네잎클로버야, 나에게 행운을 줄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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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 사용을 최소화하고 있는 신기학교. 불빛이 없는 계단을 따라 옥상에 올라갔다. 그리고 이어지는 평균나이 30살의 어른아이들의 불.장.난. 기훈아~ 누나가 그러지 말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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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9시 밖에 안됐는데 신기학교를 둘러싼 곳은 깜깜한 밤나라이다. 비가와서 별이랑 달은 보지 못했지만, 풀벌레 소리가 울리는 곳에서 신기학교를 찾은 네모의 꿈과, 신기학교 선생님들과, 꽃대 사회복지과 학생들이 깔깔거리는 소리가 어울려든다. 다음날 행사때 쓸 박에 한지를 붙였다. 뜨거운 풀을 손으로 펴바르며 우리는 기분이 좋아졌다. 그리고 풀 묻은 손으로 과감하게 집어먹었던 참외가, 너무 맛있어서 지금도 계속 생각난다. 먹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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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해보지도 않았던 네일아트를 기분전환한답시고 받았는데, 완전 후회했다. 손톱에 신경이 얼마나 쓰이던지.. 역시 안하던 짓을 하면 안되는 법인가보다. 무소유를 실천하자..
박 만들고 씻고 깜깜하고 적막한 방에 누우니 시간이 11시도 안됐는데, 나는 머리를 베개에 대자마자 곤하게 잠들어버렸다. 다정이 말로는 내가 젤 먼저 잠들었단다. 역시, 체질인거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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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는 누가 깨우지 않아도 바깥에서 쏟아져 들어온 햇빛에 눈을 떴다. 아침 7시. 농촌 시스템에 저절로 동화가 된다. 전날 밤에 비가 내리더니 하늘이 맑게 개어서 눈이 부시다. 깨끗하고 맑은 공기를 들이쉬면서, 여기 온지가 아직 하루 밖에 되지 않았단 생각을 하니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벌써 일주일 정도 신기학교에 있었던것 같은 기분.

가져왔던 책을 신기학교에 모두 기증하고, 짐을 챙겨 나왔다. 벌써 정이 들어버린 것 같은 신기학교. 다음에 또 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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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산군청 앞에 있는 괴산문화체육센터에 도착하자마자 물풍선 만들기에 돌입했다. 첨엔 신나서 물 넣고 만들었는데.. 100개 정도 만들고 나니까 손가락이 찢어질거 같았다.. OTL.. 아직도 손가락이 계속 얼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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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이날 최고의 화제였던 물풍선 던지기 게임을 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자니 나도 함께 신나고 기분이 좋았다. 훌라후프 50개, 줄넘기 10회, 코끼리코잡고 돌기 20번을 선택해서 해야 풍선 한 번 던지게 했는데 아이들이 미친듯이 참여하는 모습을 보니까 왜 이렇게 웃기던지. 특히 비만 어린이들이 집중적으로 코끼리코를 선택하는 모습을 보니 너무 웃겼다. (너무 웃어서 미안~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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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난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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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내가 발견한 괴산의 얼짱어린이. 아, 진짜 잘생겼다! 완전 티나게 사심보이며 줄넘기 시켜주고 물풍선 주고 이름 물어보다가 얼짱어린이 여자친구한테 무안당했다;;; 어린 것이 잘생긴건 알아가지고... 이모랑 같이 놀자~ 우리 기석이~ ㅋ

그리고 한켠에서 진행중인 마을만들기 프로그램. 아이들이 직접 자신이 살고 싶은 마을 컨셉을 정해서 박스와 종이들을 이용해 집을 만들었다. 특히 진짜 움막처럼 만든 집 안에 누워서 주희언니랑 둘이 바람 피하고 한숨 쉬다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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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또 '엄마아빠한테 하고 싶은 말'을 주제로 아이들이 걸게그림에 메시지를 채워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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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들은 무섭다. 나중에 자식을 꼭 낳아야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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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를 걱정시키는 어른은 되지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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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어린이로만 자라다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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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이런 아이도.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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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어린이이고 싶다고 다섯번 정도 말했다. "나도 어린이이고 싶다!" 어린이의 마음으로 메세지를 쓰고 싶었는데, 잘안된다. 바르게 살자, 아름아. 스스로에게 하는 말.

이거 끝나고 박터뜨리기 하는데 소심해서 멀찌감치서 구경하다가 날라온 공주머니에 눈두덩이를 퍽- 맞아버렸다. 안경이 살짝 찌그러질 정도. 하늘에서 날아온게 아니라 정면에서 온걸보니 단순사고가 아닌 누군가의 치밀한 계획하에 일어난 일인듯. 자수하셈. 내일은 화장을 진하게 해야겠다. 아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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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모의 꿈에서 사람들과 만나 책 얘길 하다가 어느새 이곳까지 함께 와있었다. 우리는 느슨한 모임, 자유로운 생각을 공유한다. 그 생각들은 모두 네모난 책에서 나오고, 그 네모난 책을 통해 우리는 네모난 꿈을 꾼다. 경험과 노력을 통해 더 큰 네모의 꿈을 꿀 수 있는 우리가 되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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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www.jameschung.kr BlogIcon 정용민 2008.05.06 10:24 ADDR 수정/삭제 답글

    클라이언트 CSR 활동에 많은 도움이 되길...:)

    • Favicon of https://allycho.tistory.com BlogIcon 2008.05.06 18:23 신고 수정/삭제

      저는 무념무상 컨셉인데;;;

불안은 어디에서 오는가

요즘 알랭 드 보통의 책 <불안>을 읽고 있다. (사실 소설책인 줄 알고 샀는데... 아니다)
그래서인지 '불안함'에 대해서 주말 동안 많은 고민을 해봤다. 내가 요즘에 정신을 못차리고 이리저리 방황하고 있는 이유도 이 '불안'이란 감정과 다르지 않았다는 걸 알았다. 알랭 드 보통이 말하길, 불안함의 근본적인 이유는 '사랑' 때문이란다. 남들에게 인정받고, 사랑받고 싶은 욕구를 채우기 위해 인간은 끊임없이 불안해 한다. 아직 다 읽어보진 않았지만... 맞는 말인 거 같다.

어제 네모의 꿈에서 사람들과 이런 '불안'에 대해서 얘길 하다가, 모임엔 참석하지 못했지만 멤버 중 한 명인 30대에 접어든 언니가 이런 얘길 했다는걸 들었다.

"20대땐 내 자신이 너무 불안했다. 그런데 그 불안함의 원인은 내가 해보지도 않았던 일, 그리고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이 내게 닥칠까봐 두려워하는데 있었다. 30대가 되고나니 그런 불안함이 걷혔다"

실체없는 '불안'이란 존재가 나 자신을 휘청 휘청 흔들고 있다. 조금 더 나이가 들면 이 불안함이 정말 사라지게 될까. 10%씩 늘 모자란 내가 꽉 채워지고 만족하고 행복해져 더이상 '불안'하지 않게 되려면 지금의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오늘 또 숙제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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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www.jameschung.kr BlogIcon 정용민 2008.04.28 11:51 ADDR 수정/삭제 답글

    숙제를 잘하는 학생이 훌륭한 학생입니다. 숙제 잘 해결하세요. :)

    • Favicon of https://allycho.tistory.com BlogIcon 2008.04.28 16:06 신고 수정/삭제

      네..자꾸 쌓여가는 숙제.. 회사 숙제부터 좀 해결해야 할텐데 말이죠..;;;;;;

  • Favicon of http://montparnasse.tistory.com BlogIcon 뷰티풀몬스터 2008.05.02 23:57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Crisis Management Simulation Sketch~트랙백 달아놓으신 걸 보고 들어왔어요^^알랭드보통의<불안>을 읽으셨네요 저도 알랭드보통 글을 좋아해서 읽었었는데요, 저는 불안이 무지에서 오는 거 같아요, 결과를 알지 못하기 때문에 오는..그래서 최대한 원하는 결과대로 살아볼려고 노력하는 거겠죠..;;^^

    • Favicon of https://allycho.tistory.com BlogIcon 2008.05.06 08:46 신고 수정/삭제

      네, 알랭드보통이 불안에 대해서 여러가지 원인을 제시했더라구요. 제가 첫부분만 보고 쓴 글이였어요. 근데 원래 인생은 잘 모르는거잖아요, 무지때문에 불안이 생기는 거라면.. 평생 불안해하며 살아야할지도 모르겠네요;; 방문, 그리고 댓글 감사합니다 :)

Book I 친절한 복희씨 I 박완서

2007년이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올해 마지막으로 읽는 책일런지도 모르겠다.
네모의 꿈이 올해 마지막 모임을 오늘 가졌다. 학생들이 많은지라 많이 빠져서 오늘 단촐히 셋이 모였다.
오늘 얘기한 책은 박완서 님의 신작인 '친절한 복희씨' 였다. 책 소개를 통해 노년의 눈으로 바라보는 단편 소설집이라는 것 정도만 알고 있었다. 유명 작가분인데, 프로필을 보니 그 많은 작품 중 겨우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정도만 읽었다. 그러고보니 나는 정말 한국 소설을 별로 읽지 않는가 보다.

'친절한 복희씨'와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두 작품을 읽고 나서 든 공통적인 느낌은 '쓸쓸하다'는 것이다. 박완서 님의 글은 참, 쓸쓸하다.
특히 친절한 복희씨는 대부분 40-50대, 혹은 그 나이대도 훌쩍 넘긴 노년의 주인공들이 1인칭 시점에서 풀어가는 이야기라서 공감할 듯, 잘 모르겠는 듯, 쓸쓸한 듯, 그러면서도 따뜻한 듯 그렇게 읽었다.
이야기를 읽으면서 내가 중년이라고 생각하고, 혹은 우리 엄마나 할머니가 됐다고 감정이입하고 읽었더니 너무나 쓸쓸해져서 견디기 어려운 기분이 됐다.

오늘 모임에서 문범오빠가 그렇게 물어봤었다. 중년의 내가 어떤 모습이었음 좋겠냐고. 당혹스러웠다. 나는 항상 나중에 어떤 일을 하고, 남편으로는 어떤 사람을 만났음 좋겠다고, 그리고 어떤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하면서도 그 모습은 겨우 5년 정도? 30대 초반 정도에 머물러 있었다. 나의 40-50대 모습? 혹은 그보다 더 나이 먹은 모습은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인간은 참 어리석은 것 같다. 평생 이렇게 청춘인 줄 알고 인생을 허비하고 있다는 생각에 문득 서운하고 쓸쓸해 지는 것을 어찌할 수가 없다.

그리고 나는 이런 얘기를 했다. 내가 지금은 어려서 잘 모르고 넘어갔던 많은 일들, 나이가 먹어서 찬찬히 나의 청춘을 되돌아 보면 '아, 내가 그 때 그런 행동을 했었구나. 참으로 부끄럽다.'라며 되돌아보며 하는 이야기들이 이 책 속의 주인공들의 마음일 것 같다고. 사람은 한 평생 살면서 궁극적으로 하는 일은 '자신을 알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가는 것. 내가 '친절한' 복희씨인지, '불친절한 복희씨'인지는 이렇게 젊을 때는 결코 알 수 없는 노릇이리라. 나이가 먹고, 내가 살아온 날이 길어지고, 생각이 깊어졌을 때, 그 때서야 비로소 조금쯤은 자신을 알 수 있지 않을까.

내가 40-50대가 됐을 때는 이 책 속의 주인공들과는 또 다른 생각과 추억들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이들의 삶은 퍽이나 쓸쓸할 수 밖에 없다. 전쟁 속에 가족과 애인을 잃고, 가난 때문에 원치 않는 결혼을 하고, 또 공부도 할 수 없었던 세대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공감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문득 우리 엄마와 할머니께 권해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엄마와 할머니는 어떤 느낌으로 이 이야기들을 받아들이실까... 궁금해진다.

9개의 짧은 이야기들이 어느 것이 더 낫다고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비슷하면서도, 한결같이 반짝이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쓸쓸하지만, 근원적인 아름다움 같은 것. 이 책은 한국적인 정서와 많이 닮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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