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시작하는 사람들을 위해

늘 존경하고 귀감으로 삼는 한비야 씨가 내가 한국에 없는 동안 또 새로운 도전 중이라는 소식을 오늘 접했다.
지난 9월부터 미국에서 유학생활을 시작했다는 것인데 '참 그녀답다'는 생각에 반갑고 유쾌하다.

한비야 "자신의 한계 단정마세요 저는 나이 오십에도 큽니다" <중앙일보>

2010년 새날입니다. 꿈도 많고 소망도 많습니다. 달력 한 장을 넘겼다고 세상이 달라질 건 없습니다. 그래도 우리는 새해 새 희망을 얘기합니다. 『그건, 사랑이었네』의 한비야(52)씨가 새해 편지를 보내왔습니다. 오지여행가에서 긴급구호전문가, 그리고 지난해 9월 쉰 넘은 나이에 미국 유학을 떠난 그의 속마음을 싣습니다. 호랑이해, 모두들 가슴을 활짝 폈으면 합니다.

...

지난해 9월, 나는 다시 학생이 돼 보스턴 터프츠대 플래처스쿨의 인도적 지원에 관한 석사과정 (Master of Arts in Humanitarian Assiatance)을 밟고 있다. 유학을 가겠다니까 멀쩡하게 다니던 구호단체는 왜 그만두며 공부는 다 때가 있는데 그 나이에 무슨 공부냐고 걱정하는 사람도 많았다. 쉰이 넘은 이 나이에 무슨 공부냐 하면, 이게 좀 더 쓸모 있는 구호요원이 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공부이며 지금이 이 공부를 해야 할 때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지난 9년간 구호의 최전선에 있다 보니 수백만 명의 목숨을 좌우할 수도 있는 구호정책이 현장과는 크게 동떨어져 있다는 걸 깨닫게 됐다. 번번이 도대체 이런 정책은 누가 만드는 거냐며 길길이 뛰었는데, 어느 날부터 내가 현장사정을 충분히 반영한 좋은 정책을 만들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론공부를 하기로 했다. 앞으로 최소한 20년간은 이 일을 계속할 테니 2년 정도의 투자는 마땅하다고 생각했다.

나이를 한 살씩 먹을 때마다 점점 더 많은 것들이 달라지는 걸 느낀다.
조금씩 한 단계씩이 아니라 기하급수적으로 점점 더 크게, 또 많이.
무서운 것도 많아지고, 이 나이엔 그러면 안된다하면서 스스로 한계를 짓는 일들도 많아지고.
변화하는 걸 부정할 수는 없겠지만, 그것에 지지는 말자고 다짐해 본다.
당신을 보며. 한비야씨 당신은 너무 멋져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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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s://hearthouse.tistory.com BlogIcon 쭈야해피 2010.11.30 08:40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저도 한비야 씨를 보면서 참 많은 도전을 받게 되곤 하는데...
    공부를 하러 떠나신지 몰랐네요...
    아, 귀차니즘이 극에 달하고 있는 요즘,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다시 한번 힘을 내야겠어요. ^^;;

봉사는 현실

요즘 부쩍 사회봉사단체에 관심이 생기면서 정보 검색도 해보고, 미약하지만 활동에 참여도 해보면서 느낀 것은 '봉사는 현실'이라는 것이다. 우리나라에 사회복지사를 꿈꾸는 사람들도 많고, 종교활동을 통해 봉사활동을 하는 사람들도 많고, 기업들의 CSR 활동도 늘어나고 있지만 역시 현실은 뉴스에서 보는 것만큼 멋있지도 않았고, 힘들지만 뿌듯하고 행복한 그런 감정만 남는 것도 아니였다.

봉사에는 희생이 필요하다. 여름날 내리쬐는 태양 아래서 밀짚모자 하나 쓰고 밭을 갈고 자연으로만 음식을 만들고, 그것을 또 나누어준다. 나이가 나보다 어린, 한참 멋부리고 싶은 나이에 흙 묻은 고쟁이를 입고 산으로 들로 다니느라 얼굴이 사철 까맣다. 잠시 바깥에 나간다고 화장품을 피부에 바르고 꼼꼼하게 선크림을 바르느라 그들과의 거리가 멀어진다. 모든 것을 버려두고, 예뻐지고 싶은 것을 희생하고 그렇게 나를 던지는 것은 분명 쉽지 않은 일이다.

자연재해로 신음하는 고통의 현장으로 달려가는 한비야 팀장 같은 사람들이 너무 멋있고 부럽다고 생각했다. 내 열정이 그곳에서 뜨겁게 뛸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작은 희망 같은 것도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그것은 내가 다른 사람보다 잘났고, 잘 먹고 잘 지내니까 나보다 못한 사람들을 도와주어야 한다는 같잖은 허세였던 것 같다. 나 자신을 그곳에 100% 던질 준비도 되지 않은 채 사람들한테 좋은 일 한다고 알리고 다니고 싶었던 부끄러운 허영심이었을 것이다. 신기학교에 가서 너무 따뜻하고 맑은 선생님들과 마주하고 있자니, 세상을 밝히는 소금같은 존재가 있다는 것이 실감이 났다. 희생하는 것을 희생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 있어야 그렇게 살 수 있을 것이다. 지금 두 손에 가지고 있는 얼마 되지 않는 것들을 놓치지 않으려고 아둥바둥 살고 있는 이기심을 이겨낼 수 있을까.

어제 봤던 아이들이 이기심 없이 평등한 공동체를 꿈꾸는 어른으로 자랐으면 좋겠다. 다같이 똑같은 곳을 바라보며 똑같은 꿈을 꾸는 대신, 화려하진 않아도 불안함도 없고, 조금 다른 존재들에게 따가운 시선을 던지는 세상에도 의연한 그런 사람. 아이들이 그런 사람이 되도록, 나도 그런 사람이 돼보려 한다. 꿈꾸듯 딴 세상에 살고 싶다고 회피하는 대신 이 현실에 꿋꿋하게 발을 딛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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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lo! Blogger

지난 16일 일요일, 네이버와 다음이 주최하고 소프트뱅크가 주관한 '2008 대한민국 블로거 컨퍼런스'에 다녀왔다.
한완상 대한적십자사 전 총재 (인터넷과 사회현상)와 건축가 류춘수 (새로운 것을 만드는 장인정신) 님의 키노트가 오전 시간 동안 이어졌다.

처음엔 이번 행사와 너무 상관없는 강연이 아닐까 생각했었는데, 주최측에서 얘기한대로 평소 듣기 어려운 우리 시대 원로들의 깊은 생각과 정신을 느낄 수 있는 좋은 내용이었다.

특히 류춘수님의 강연은 퍽 인상 깊었다. 비록 블로그나 인터넷에 대한 내용은 하나도 담기지 않았으나 그의 작가주의, 창조력, 문화 등에 대한 열정이 고스란히 전해진 시간이었다. 특히 아직도 작가와 시공사를 구분하지 못하는 우리 사회의 몰이해에 대해서 많은 부분 공감이 갔다. 아직까지 인간의 창의성에 대해서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작년에 대한민국 광고대상을 보는데 대한항공편이 대상을 탔다. 나는 그 자리에 그 '작품'을 만든 광고대행사 사장이나 AE가 나갈 줄 알았는데 대한항공 대표가 나가서 상을 받았다. 뭐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 대표자분이 수상소감을 말하는데 그 광고를 만든 대행사에 대해서는 단 한번도 언급을 하지 않는 것을 보고 약간 충격을 받았었다. 칸 국제광고제에서라면 그렇진 않았으리라 생각한다. 블로그 세계에서도 이것은 똑같이 적용이 가능하다. 자신의 지식으로 자신의 블로그에서 '생산'해낸 '창의적인' '컨텐츠'를 생산해 내는 블로거 역시 '작가'라고 말할 수 있겠다. 작가 소유의 컨텐츠에 대해서 충분히 존중하고 보호해야 하는 것 또한 당연하다. 류춘수님 강연에서 또 하나 인상 깊었던 것은, '스토리'라는 것이었다. 건축에도 '스토리'가 있다. 그 스토리의 차이가 백만개의 건축물 가운데서도 단 하나만의 고유한 '존재감'을 가지게 한다. 우리나라는 특히 건축물이 단순한 공간 그 이상의 의미를 갖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류춘수님이 지은 서울월드컵경기장(연 모양의 경기장 형태, 한옥 서까래 형태 등)을 보면 그 스토리에서 뿜어져 나오는 근본적인 차별화와 독창성에 매료된다. 다시 한 번 '스토리'의 중요성을 깨닫는다.

아! 마지막으로 하나 더! 류춘수님이 이렇게 말씀하셨다.
"프로는 매일 연습한다"
이런 위대한 작가도 매일 연습한다!

오전에 키노트 스피치가 끝나고 점심을 먹었다. 2,400명이나 초청했다는데 이번 행사에 많은 자금과 인력이 투입됐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20-30명 정도 초청하는 기자간담회를 할 때도 얼마나 많은 수고가 필요한지 알기 때문에 이런 대규모 행사를 준비한 주최측에 박수를 보낸다.

오후엔 4가지 트랙이 동시에 진행되기 때문에 듣고 싶은 강연이 몰린 시간엔 아쉽게도 포기하도 듣지 못한 것들도 참 많았다.

나는 1시 30분-2시 10분 D트랙: 장두현(Zet)-블로고스피어의 은빛 미래/김중태-세상과 나를 행복하게 변화시키는 블로그 강연을 듣고, 2시 10분-2시 50분 A트랙: 한비야-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이후 3시 20분-4시 B트랙: 포토넷 김주원 기자-블로거를 위한 최고의 사진 리터칭 테크닉, 4시-4시 40분 D트랙: 이중대(쥬니캡)-개인 브랜드 구축을 위한 블로그/이창용(잠든자유)-여행,같은 곳 다른 느낌 까지 들었다.

이현승 감독이나 블로거 황진국, 김현근, 명승은님 등의 스피치도 듣고 싶었는데 다음 기회로 미워야 겠다.

흥미로웠던 것은 김중태 님이 '느린 블로그'를 강조하며 자신이 담고 싶은 것들을 구애받지 말고 천천히 쌓아가며 행복한 블로그를 하라고 했던 반면, 이중대 부장님은 초기에 자신의 시간을 어느 정도 투자해서 키워드를 선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는데서 느꼈던 차이점이었다. 아무래도 김중태님은 '개인'의 시각에서 보는 반면, 이중대 부장님은 '기업'과 '비즈니스' 측면에서 블로그를 바라보기 때문에 그와 같은 시각의 차이가 생기지 않았나 싶다. 개인과 비즈니스 양면 모두에서 블로그를 보고, 사용하고 있는 나는 블로그를 어떻게 바라봐야할지 고민해 본 시간이 됐다. 행복하게 블로그를 하면서 성공적인 비즈니스도 하고 싶은 욕심을 이룰 수 있기를. :)

소프트뱅크 담당자분께서 악플은 올리지 말아달라고 하셨으나, 아쉬웠던 점을 몇 가지 꼽아야겠다. (악플은 아니니까 ^^;;)
한꺼번에 다양한 트랙이 운영되어 효율적인 시간 활용은 되었으나 역시 포기할 수 밖에 없었던 강연들에 미련이 많이 남는다. 2-3개 트랙으로 줄이는 것이 어떨지.
그리고 블로거 스피치가 있었던 C,D 트랙의 경우 시간의 압박이 너무나 커서 제대로 된 스피치를 들을 수 없었다는 것이 가장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강연을 했던 모든 사람들이 10-15분 정도의 짧은 시간때문에 제대로 흡인력 있는 스피치를 할 수 없었던 것 같다. 강연수를 줄이고 각자 30분-1시간 정도의 시간을 주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 Hello,Blogger 라는 컨셉과는 다르게 서로 인사를 나누고 대화를 할 기회가 너무 적었다는 것. 물론 컨퍼런스라는 형식이 있고 블로거 사랑방이 있긴 했지만 키노트가 시작되기 전이라도 충분히 기회를 주었으면 좋았겠다 하는 생각이 든다.
첫 술에 배부를 수 없고, 또 대규모 컨퍼런스를 무료로 오픈해서 성황리에 열었다는 것은 충분히 공감하지만 다음 번엔 조금 더 섬세한 프로그래밍이 필요하지 않나 싶다.


2천여명의 블로거들을 오프라인에서 보자니 작은 미니미들이 모여있는 착각이 들었다. 컴퓨터 저 너머에 있는 사람들. 얼굴도, 성별도, 나이도 모르지만 블로거라는 공통의 이름으로 묶여있는 사람들. 한국 사회에서 어떤 형태의 블로그와 블로그 비즈니스가 탄생할지 점점더 흥미로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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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국가 수는 196개

어제 대한민국 블로거 컨퍼런스에서 월드비전 긴급구호 팀장 한비야 님의 강연을 들었다.
컨퍼런스 후기는 추후에 따로 올리기로 하고, 먼저 한비야 팀장님 강연에 대한 감흥을 적어본다.

강연은 10분간의 영상물 감상과 30여 분의 스피치로 이뤄졌다. 보통 90여 분간 스피치를 하신다는데, 이번 컨퍼런스 일정이 전체적으로 타이트했던 관계로 시간이 촉박해 아쉬웠다.
(보통의 강연 때는, 머리-가슴-손 의 순서로 말씀을 하신단다. 어제는 가슴 부분만 집중적으로 다루셨다)

어제 강연의 핵심을 요약해 보자면, 활활 뜨겁게 끓는 가슴을 가지라는 거였다.
사실, 그렇다. 어딜가든 흔하게 들을 수 있는 말인지도 모르겠다.
20대여! 열정을 가져라! 삶을 힘차게 살아라! 뭐 그런 종류의.
그런데 어제는 내가 요즘 고민이 많아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새로운 감동과 깊은 울림으로 나를 깨웠다.

한비야 팀장님이 긴급구호 활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를 말씀하셨다.
아프리카 지역에서 풍토병으로 고생하는 현지인들을 아무런 거리낌도 없이 치료하는 케냐 출신의 의사를 보곤 물어봤단다.
'너 케냐에서 유명한 의사라며? 왜 여기서 이런 고생을 하니?'
그랬더니 그가 한 팀장님과 눈을 마주치곤 이렇게 말했단다.
'이 일이 내 가슴을 뛰게 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본인도 지금 가슴을 뛰게 하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당신들도 견딜 수 없는 뜨거움을 한 번 맛보라고 했다.

사실 저 말도 여기 저기서 많이 들어봤던 문구였다. 한비야 팀장님이 했던 말인줄은 몰랐지만.
그런데도 저 말을 듣고 나서 나는 닭살이 돋았다.
나도, 나도 뜨겁게 사랑하는 일을 하면서 살고 싶다는 간절한 생각이 들었다.

PR일을 하면서 한 번도 후회하거나, 이게 내 일이 아닐거라는 생각은 해 본적이 없다.
어디서 그런 무식한 자신감이 나오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말이다.
다만, 언제부터 이 일을 하면서 가슴이 뛰지 않았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분명히 나도 처음엔 가슴이 뛰었는데..
요즘엔 얼마 되지도 않은 얉은 경험을 빼먹으며 근근히 이렇게 지내고 있는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발전'이란 것은 그 당시엔 느낄 수 없는 것이란 걸 잘 안다. 정신없이 하나 하나를 해치우고 난 다음에 뒤를 돌아보았을 때야 비로소 아, 내가 이만큼은 자랐구나... 하고 깨닫게 된다.
그래서, 모르겠다. 지금 내가 발전하고 있는건지, 반대로 퇴행만 반복하고 있는건지.
한비야 팀장님이 말한 것처럼 하루 하루 성장통을 겪으며 살고 있는건지.
불화살 같은 뜨거움으로 다시 한 번 뛰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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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참, 잠시 얘기했던 '머리' 부분에서 한비야 팀장님은 머리 속에 한국 만이 아니라 전세계의 지도를 그려넣고 살라 했다. 그 지도엔 미국, 영국, 일본 같은 강대국 뿐 아니라 소말리아, 잠비아 같은 도움이 필요한 국가들도 함께 들어있었음 좋겠다고 하셨다. 전 세계의 국가 수는 196개. 넓은 눈을 가져야겠다. 자유롭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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